오이카게 - Cat Box 2

writing 2016. 4. 29. 15:55

1. Beginning (발단)

 

덜떨어진 꼬맹이라 생각한 카게야마 토비오는 무서울 정도로 배구에 대한 재능이 차고 넘치는 아이였다. 흔히 말하는 일명 천재란 분류의 녀석이었다. 내가 알파로서 피지컬이나 여러 요소에서 엄청난 어드벤티지를 타고난 것은 사실이나, 천재는 아니었다. 다른 이들 보다 뛰어났다. 우수했다. 하지만 천재가 아니었다.

 

천재가 아니기 때문일까. 중학교 3년 내내 심지어 마지막 대회에서까지도 같은 현내 시라토리자와에 번번이 전국 진출행 티켓을 코앞에서 놓쳤다. 차라리 알파가 아니었다면 이 굴욕감이 덜 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앞에서는 시라토리자와의 우시지마가 뒤에서는 카게야마가 숨도 쉴 수 없게 압박해왔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이대로라면 들끓는 초조함과 자괴감에 스스로 잠겨 익사해버릴 것 만 같았다.

인정한다. 그 때의 난 확실히 모든 것에 예민해져 있었다.

 

카게야마 토비오는 천재였다. 하지만 그것은 배구란 영역에 한정된 것이었지 다른 것에 있어서는 지지리 머저리였다. 눈치도 없고 상황 파악도 못하고 공부도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예민함의 극을 달리고 있던 나에게 저 혼자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와 평소와 한 치의 다름도 없이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어투 똑같은 표정으로 서브를 가르쳐 달라 종용했다. 형상을 잃은 검고 진득한 아귀가 발목을 붙잡고 너의 모든 걸 내노라 매달려왔다.

 

나는 카게야마 토비오가 싫었다.

천재라서 싫어했다.

혐오했다.

모든 걸 가졌으면서 멈추지 않는 그 탐욕을 혐오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선명히 날이 선 그 모든 감정들의 근본은 두려움이었다.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을 한줌의 재도 남기지 않고 먹어 해치울 괴물에 대한 생리적 거부감. 본능적인 생존욕구.

 

.

헛웃음이 나왔다.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불분명한 미래에 겁먹어 허둥지둥 대는 꼴이라니.

 

고작 오메가 따위한테.

그래. 오메가 따위였다.

 

알파가 종()으로서의 우월함을 타고난 반면, 오메가는 기능적 매카니즘에 있어 베타와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딱 한 가지를 빼고.

 

딱 한 가지.

그 한 가지야 말로 오메가의 존재의 의의이며 알파의 비호아래 보호받을 수 있는 명분이었다. 오메가는 알파의 씨를 품을 수 있다. 오직 오메가만이 알파의 씨를 받아 또 다른 생명의 탄생에 기여할 수 있다. 핏줄을 잇기 위한, 후세를 위한 모처.

이는 머리로 배우기 전 본능적인 수준에서 깨우치는 알고리즘이었다.

 

오메가는 알파보다도 입력된 시스템에 한층 더 충실했다. 오메가가 2차 성징을 거치면 주기적으로 히트 싸이클이라는 발정기를 맞게 된다. 이성이 날아가고 본능만이 남는 시기에 그들은 각자의 고유한 향을 흘리며 분별없이 알파를 유혹한다. 오로지 번식만을 위한 발정. 각인을 통해 짝을 맺은 오메가는 각인된 알파에만 반응하지만 그렇지 못한 오메가들은 사창가의 매춘부보다도 추하고 천한 존재들이었다.

 

요컨대, 짝이니 각인이니 하는 좋은 소리로 포장하고 있지만 오메가란 결국 알파의 씨받이에 불과했다. 그들의 목에 채워진 목줄이야 말로 그 증거였다. 꼴에 짐승이 사람 흉내 내겠다고 애써 목에 띠를 둘러 향을 숨기고 원치 않는 알파와의 각인을 거부했다. 그래봤자 그 목에 달린 얇은 조각만 벗겨내면 아무에게나 다리를 벌릴 것들이었다.

 

카게야마 토비오가 제 아무리 배구의 총아라고 불려도 그 역시 별반 다를 것 없는 오메가다. 언젠가 히트사이클을 맞아 알파 아래서 창부처럼 다리를 벌리고 질질 신음이나 흘리고 살 종자.

 

지금 눈앞에 있는 얇은 목을 비틀어 저 칙칙한 가죽 띠를 잡아 뜯어내 정체를 까발리고 싶었다. 너는 괴물이다. 사람 껍데기를 뒤집어쓴 추하디 추한 괴물 말이다.

 

생각하는 이성이 옅어지니 행동이 그 우선권을 점유했다. 무언가 세게 부딪혀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

 

카게야마 토비오가 내 오른손에 목이 잡힌 채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잡은 손에 살짝 조금 더 힘을 줘 봤다. 제 목을 조르는 내 손을 벗겨내려 더욱 바동거렸다.

 

우스웠다. 고작 이렇게 한손에 잡힐 정도로 허무한 것에 내가 그리도 고통 받아 왔다니.

 

잡힌 목 위로 얼굴색이 점점 빨갛다 못해 창백히 질려갈 때쯤 쥔 손에 힘을 풀었다. 네가 연신 크게 숨을 들이키며 기침을 해댔다. 놀랐는지 눈에 눈물까지 맺혀있었다. 부원들이 다 떠나고 남은 체육관에 너와 나 오직 둘 뿐. 진정이 되지 않는지 가슴까지 들썩이는 널 보며 단 한 톨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다. 당연하지 않은가. 넌 나의 고통의 원인이자 나를 좀먹는 악마였다. 이것은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인 것이다.

 

“..오이카와상.. 어째서..”

 

갈기갈기 갈라져 마치 사포 같은 목소리였다. 기침을 해대느라 목이 조금 상한 듯싶었다. 네가 여전히 젖은 눈으로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러게... 어째서 일까...”

 

거짓말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하지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설령 말한다 하더라도 공감이해능력이 바닥인 카게야마 토비오는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그의 목에 채워져 있는 투박한 가죽 띠를 만져보았다. 아무리 멍청해도 그 목줄이 자신을 방어할 최후의 보루라는 것은 아는지 내가 손을 가져다대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흠칫거렸다. 하지만 이내 곧 담담한 표정으로 내가 하는 짓을 잠자코 내버려 뒀다.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메가의 목 띠를 만지는 것은 상당한 위협행위였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을까. 이기지 못하는 상대라는 걸 알고 포기한 건가.

 

토비오. 내가 네 목줄을 만지는데 왜 가만히 있는 거야?”

 

그냥 궁금했다. 정말 순수한 저의에서 비롯된 의문.

 

그러자 짙푸른 감청색의 눈동자가 망설임 없이 똑바로 마주보며 말해왔다.

 

그야 당연히.. 오이카와상은 제 짝이 시잖아요?”

“...?”

 

튀어나온 대답은 상당히 파괴적이었다. 도무지 어떤 연유에서 저런 답이 도출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 자신이 저의 짝이라고 저리도 당연하게 말하는 걸까.

 

... 왜 내가 너의 짝이 되는 건데?”

하지만 다들 그러던 걸요. 오이카와상이 제 짝이라고. 그러니까 오이카와상이 제 목줄을 만지시는 건 괜찮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차게 식은 분노가 손끝에서 떨렸다. 너는 지금도 모자라 평생을 날 옭아맬 셈이었다. 평생을 날 고통에 허덕이게 할 셈이었다. 끝내 내 숨통을 조여 죽이려 들 것이다. 이것은 비단 카게야마 토비오한 명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를 그리고 너를 아는 모두가 다 한통속이 되어 나를 칭칭 얽매고 있던 것이다. 저들이 내세운 아주 그럴싸한 관계의 정립으로 인해 나도 모르는 새 이미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결국 이 모든 일의 원흉은 너였다.

네가 오메가 이지만 않았더라도.

네가 하필 우리학교에 오지만 않았더라도.

네가 배구부에 들지만 않았더라도

네가 천재만 아니었더라도

분명 이렇게 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다.

 

내가 제 목을 조른 건 벌써 잊은 건지 말간 눈으로 날 쳐다봤다. 징그러웠다. 저 아무렇지 않게 날 올려다보는 눈이 참을 수 없게 끔찍했다. 가죽 띠의 이음새로 손을 가져다 댔다. 그렇게 견고하게 보였던 그 띠는 의외로 손가락질 한 번에 풀릴 수 있을 것 같이 허술했다. 당장이라도 조금만 잡아당기면 톡 풀어질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야...”

 

사양하지 않을 생각이다. 본인이 허락했으니 더더욱 찔릴 구석이 없었다. 막상 오메가의 목 띠를 풀려 하니 옅은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자신에게도 처음 있는 경험이었다. 마치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기분이었다. 과연 너에겐 어떤 향이 날까. 어떤 향으로 유혹하려 들까.

 

또닥 하는 소리와 함께 이윽고 목을 감싸던 띠가 흘러내렸다. 은은한 무언가가 폐부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다. 아이리스 향이었다. 띠가 풀림과 동시에 뇌가 새로운 후각정보를 인식했고 그것이 카게야마 토비오의 향이란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

 

웃음이 터져 버렸다. 도저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땀내 나는 때꼬쟁이 어린애 주제에 성숙한 미녀나 풍길 만한 우아한 향이라니. 겉모습과의 격차에서 벌어지는 이 아이러니에 웃음이 나왔다.

 

왜 웃으시는 겁니까, 오이카와상.”

 

네가 웃음을 멈추지 않는 내게 툴툴대며 말했다. 아마 내가 웃는 이유를 알지 못해 불만일 것이었다. 하긴. 본인 스스로는 자신의 향을 맡을 수가 없었다. 아마 자기 자신도 궁금할 것이다. 여전히 웃음기가 가시지 않아 킬킬 거리며 답했다.

 

아냐, 네 향이 너무 좋아서 그래.”

그렇습니까?”

 

네가 살짝 볼을 붉혔다. 아마 자신의 향이 좋다는 말에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향이 좋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무심코 목에 코를 대고 깊이 마시고 싶을 만큼. 왜 오메가들이 목에 띠를 꼭꼭 싸매고 다니는지 알 것 같았다. 아직 히트사이클도 오지 않은 어린 오메가향도 이렇게 자극적인데 과연 성숙한 오메가향을 맡는다면 참는 게 용한 것이었다.

 

잠깐 향을 맡은 건데도 벌써부터 몸에 살짝 열이 오른 것을 느꼈다. 아마 오메가가 내뿜는 향에 대한 생리적 반응일 것이다. 이제 시작이었다. 네가 내게 고통을 준만큼 이제는 네가 내게서 고통을 받을 차례였다. 여전히 바닥에 눕혀져 있는 너를 보며 말했다.

 

토비오. 이제부터 네게 알파를 기쁘게 하는 법을 가르쳐 줄게.”

 

솔직히 멈출까 하는 마음은 있었다.

 

그러니까 잊어먹지 말고 잘 배워야해?”

 

하지만 이미 향을 맡은 시점부터 끝난 게임이었다. 본능이 아직 여물지도 않은 어린 저 몸을 탐하기 원했다. 아직 미성년자에 히트사이클도 오지 않은 오메가. 사실 건드렸단 게 알려지면 법적인 처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넌 절대 내가 불리할 만한 짓을 하지 않겠지.

 

뭔지도 모르는 주제에 내 물음에 네가 끄덕였다. 이로서 정당한 면죄부가 부여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억누를 필요가 없었다. 이 치미는 충동을.

 

헐렁한 너의 체육복 바지를 벗기려 들자 네가 반사적으로 바지를 부여잡았다. 휘둥그레 날 쳐다봤다. 하지만 이내 변함없는 표정의 내 얼굴을 보더니 쭈삣 거리며 손을 놓았다. 네가 불안해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게 있어 너의 그런류의 반응은 앞으로 있을 만찬의 스파이스에 불과했다.

 

한 번에 팬티까지 밑으로 쭉 벗겨 내렸다. 네가 몸을 떨며 잔뜩 움츠렸다. 마치 죽기 전의 초식동물 같이 떠는 모습이 퍽 즐거움을 선사했다.

 

딱딱하게 굳어 양다리를 꽉 오므리고 있는 허벅지 사이에 강제로 손을 넣어 치부가 보일 만치 양 옆으로 훤히 벌렸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네가 놀랐는지 울음을 터뜨렸다. 어떤 상처 주는 말을 해도 무덤덤한 네가 내 아래에서 주체 없이 휘둘리며 눈물을 흘리다니.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쾌감이 충동을 부추겼다.

 

쉬이. 토비오, 울지마. 무서운 게 아니니까.”

 

딱히 달래줄 생각은 없었지만 이렇게 큰 소리로 계속 울었다간 경비가 올 지도 몰랐다. 무서운 게 아니라며 괜찮다는 나의 말에 네가 히끅 거리며 울음을 멈춰보려 노력했다. 지금은 딱 이정도가 좋았다. 딱 이정도가.

 

뜨거운 손으로 벌려놓은 다리를 허벅지 바깥에서부터 치부에 가까운 안쪽까지 쓸어내렸다. 부드럽고 유연한 몸이었다. 계속 딸꾹질마냥 히끅 거리며 양팔로 눈을 쓸어내리는 모습이 가관이긴 했지만 나름 이쪽도 급한 상태였다. 은은한 아이리스향이 머리 중추에서부터 말단까지 온 곳을 휩쓸며 원초적 본능을 일깨웠다. 열기에 차기 시작한 몸이 어서 빨리 저 작은 몸속에 들어가 품어지길 바랐다.

 

. 급해지는 마음에 괜스레 혀를 찼다. 그깟 향에 취해 흥분하고 있단 사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벌려진 다리 사이로 몸을 끼워 넣어 다시 오므리지 못하게 고정시킨 다음 꽉 다물린 구멍 주변을 어루만졌다. 갑자기 더해진 자극에 긴장한 몸이 더욱 구멍을 오므라트렸다.

 

.., 오이,, 흑끅, 와상.. 이거 안, 끄윽, 하면 안, 되요..?

 

하겠다고 끄덕일 땐 언제고 이제는 하지 말라 애원했다. 가소로웠다. 이 정도에 그만둘 거였으면 애초에 시작을 안했을 것이다. 난 너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다. 두고두고 널 괴롭힐 그런 상처를.

 

그만 하겠다고 울먹이는 너를 두고 대꾸도 없이 중지를 무작정 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다.

 

우으윽!!!”

 

뭉그러진 단말의 소리와 함께 손가락의 진입이 중간도 채 가지 못해 멈춰 섰다. 더 밀어 넣으려 도망가려는 다리를 잡아 벌려 꾸욱 밀어보아도 무언가에 막힌 듯 더 이상 들어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중지에 가해지는 엄청난 압력에 손가락을 빼야 할 판이었다. 넣지 않은 다른 손으로 구멍을 잡아 벌려 겨우 손가락을 빼냈다.

 

후우. 안되겠다. 엎드려.”

 

네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려대며 도리질 쳤다. 아무래도 강압적인 명령식이 필요한 것 같았다.

 

쫘악!

어서 엎드리라고 했어.”

 

뺨을 내려쳤다. 다시 한 번 엎드리라 말했다. 고압적인 내 태도에 네가 맞은 뺨을 부여잡고 엉거주춤 뒤돌았다.

 

팔에 힘주고 무릎 똑바로 세워.”

 

울음소리를 꾸역꾸역 목 너머로 삼키려 애쓰며 시키는 명령에 복종했다. 그래. 너는 좋은 말로 해서는 도저히 알아먹지 못하는 아이고 나는 그런 너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엉덩이에 손을 가져다 대니 눌린 울음소리가 조금 커지며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덜덜 떨어댔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세운 무릎을 삽입하기 용이하게 조금 더 벌려 자세를 낮추게 한 뒤 다시 손가락을 우겨넣었다.

 

,,. 오이,.... ,....”

 

여전히 좁고 뻑뻑했다. 하지만 확실히 바꾼 자세가 도움이 되는지 이번엔 힘으로 밀어 붙이니 끝까지 넣을 수 있었다. 팔에 힘을 줘 몇 번 추삽질을 반복했다. 원래라면 구멍이 손가락에 익숙해 질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려 줄 수 도 있겠지만 나 역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적당히 빨리 구멍을 넓히는데 만 집중했다. 좁은 구멍 안으로 중지에 이어 검지를 함께 쑤셔 넣었다. 등이 들썩였다. 조금 진정됐던 억눌린 울음소리가 다시금 커졌다. 그렇게 세 번째의 손가락까지 넣어 구멍 안을 양껏 휘저었다. 최대한 벌어질 수 있도록.

 

하도 긴장한지라 아무리 손가락으로 대충 풀어놨다고 해도 금세 처음처럼 꽉 다물린 형태로 되돌아갔다. 뭐 이젠 됐다. 나도 참을 만큼 참았고 해줄 만큼 해줬다.

바지를 살짝 내리니 성난 성기가 이미 바짝 서있을 대로 서있었다. 손바닥에 침을 뱉어 터질 것 같은 뜨거운 성기에 문질렀다. 윤활유만큼은 아니지만 대충 도움은 되겠지 하는 심산에서였다. 뽀얀 엉덩이 사이에 나 있는 엉덩이 골에 성기를 대고 문질렀다.

 

손가락으로 만질 때와 전혀 다른 뜨겁고 뭉툭한 것이 엉덩이 사이로 비벼지자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이내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며 호소했다. 아마 말은 저러면서 제 자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을 용서해달라는지 모를게 뻔했다. 움직이지 못하게 한 손으로 골반이 있는 허리부근을 단단히 쥐고 귀두 끝을 입구에 조준하였다. 어서 빨리 저 앙물린 구멍 속으로 들어가 너의 씨를 뿌리라며 흐려지는 이성이 속삭여왔다.

 

토비오. 아무리 네가 잘났어도.”

흐윽.......”

그래봤자 알파한테 빌붙는.”

“...., ..,....”

천한 창부야.”

 

꽈득꽈득. 맞물리지 않는 살덩이가 좁은 입구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갔다. 상체가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점점 커지는 네 비명에 뒤통수를 그러쥐어 반쯤 일으켜 세웠다. 소리가 새어나가지 못하게 한손으로 입을 덮었다. 얼굴의 거의 반이 덮였다. 손안으로 날카로운 새된 비명소리가 먹혀들어갔다. 반쯤 일어선 비실한 몸뚱이의 목덜미가 코에 닿았다.

 

쓰흡. 하아.

숨을 크게 들이 내쉬었다. 머릿속까지 녹일 것 같은 꽃향기가 전신을 훑어 내려갔다. 육체적 흥분을 넘어선 리비도의 결정체였다.

 

경련하는 몸을 붙들어 목덜미 깊이 코를 박고 더 깊숙이 파고들 수 있도록 내리 잡아끌었다.

 

으으읍!! 흐읍!!”

후우...”

 

성기의 말단 부 까지 단번에 밀어 넣었다. 갑자기 더해진 물리적 부피에 밑이 터졌는지 비릿한 피 냄새가 섞여 올라왔다.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시작했다기 보단 거의 몸이 알아서 움직였다. 더 더 더 본능적으로 더 은밀하고 깊숙한 어딘가를 원했다. 흘러나온 피로 찌걱 이며 내장 안을 들쑤시다보니 선단 끝에 홧홧한 느낌이 오는 어느 부위를 찾을 수 있었다. 아마 오메가의 자궁기관의 질 역할을 하는 곳일 것이다. 천천히 아주 느긋이 감을 음미하며 그곳을 향해 살살 밀어 넣었다.

 

하아... 기분, 좋아.. 토비오...”

 

주체할 수 없이 밀려오는 흥분에 머리가 삐죽 서는 것 같았다. 진득이 뒷목에서부터 귀 밑까지 핥아 올렸다. 달았다. 혀도 머리도 닿아 있는 아래의 접합부도 전부 전부 열락에 녹아버릴 것 같은 황홀을 선사했다. 하마터면 저도 모르게 저 가는 목에 이를 박을 뻔 했다.

 

뻑뻑했던 내장 속과 다르게 그곳은 습한 액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메가의 애액은 최음 효과가 있다고 했다. 과연. 그 안에선 움직이지 않아도 절로 최상의 쾌락이 절로 느껴졌다. 알파를 유혹하고 그 씨를 품기 위한 생계수단이라 이건가. 카게야마 토비오도 별수 없는 오메가임을 확인할 때 마다 비뚤어진 만족감이 차올랐다. 입을 막았던 손을 떼고 양 손으로 허리께를 잡았다. 작은 몸이 흔드는 대로 볼품없이 흔들렸다. 네가 진이 빠졌는지 흐느끼는 소리에도 맥아리가 없었다.

 

얼굴이 보고 싶었다. 지금 내 아래서 어떤 얼굴을 하고 우는지 보고 싶었다. 삽입부가 빠지지 않도록 몸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돌려 눕혔다. 눈물 콧물 범벅에 침까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지저분한 게 어디 가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엉망진창이 그 모습에 진하게 잔학심이 피어올랐다. 아무래도 난 너에게 만큼은 잔인해지고 싶은 모양이었다. 잠시 중단했던 피스톤질을 재개했다. 이대로 미쳐버리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전신에 열이 올랐다.

 

아직, 히트사이클도 안 온, 하아.. 주제에..”

“..흐으...”

“..후욱.. 이러니 알파들이, .. 안 미치고 배겨?”

“.......”

움직이는 동안 네가 자꾸만 내 이름을 부르며 팔을 뻗어 왔다. 내 목에 팔이라도 두를 심산인건지 흐린 초점으로 자꾸만 매달리려 했다. 그게 기분이 나빠서 팔을 뻗어 올 때마다 손등으로 쳐 내렸더니 이내 포기한 듯 잠잠해졌다. 몇 번의 왕복운동 끝에 진한 액을 그 안에 토해냈다. 2차 성징도 안온 오메가라 아직 임신할 걱정도 없어 맘껏 쏟아냈다. 애석한 일이었다. 만일 히트사이클을 지났다면 저도 내 알파 향에 취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파정한 후에도 그 안에 잠시 머물다 성기를 빼냈다. 빠져나오는 성기를 따라 진한 애액이 찐득하게 묻어나왔다. 그리고선 바닥에 던져뒀던 목 띠를 친히 다시 걸어주었다. 머리를 어지럽히는 저 향을 빨리 막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식지 않을 것만 같았다. 벗겨뒀던 속옷과 바지를 입히려 하니 벌려진 다리 사이가 엉망이었다. 연습하면서 썼던 타올로 대충 문지르니 피가 묻어 나왔다. 네가 아픈지 간간히 앓는 소리를 냈다. . 쓴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이 타올은 이제 버려야 했다. 대충 피가 멎을 때 까지 구멍부위를 꾹꾹 눌러 문지른 뒤 속옷과 바지를 입혔다.

 

조금 있으면 경비가 저녁 순찰을 돌 시간이었다. 그 전에 나가는 게 상책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 봐선 도저히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네가 제 발로 일어나 갈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내 짐 가방과 너의 짐 가방을 한쪽 어깨에 메고 몸을 간신히 일으켜 세워 등에 업었다.

 

!”

 

아무래도 엉덩이를 받치는 부분이 아픈지 네가 신음을 냈다. 하지만 이래 떨어질 새랴 팔로 내 목을 둘러 필사적으로 꼭 붙잡았다. 집으로 데려다 주면서 중간 중간 길을 물을 때면 네가 자꾸만 내 등에서 잠들어 찾아가는데 한참을 애먹었다. 제 집 앞에 도착해서도 꾸벅꾸벅 졸고 있기에 몇 번 크게 이름을 불러 깨웠다.

 

토비오, 토비오.”

, ..! 감사합니다..”

 

잔뜩 쉰 목소리였다. 막상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나니 네 부모님이 신경 쓰였다. 아무리 그래도 아들이 저렇게 몸도 가누기 힘들 정도가 돼서 돌아왔다면 어떻게 된 거냐고 난리 날게 뻔했다. 서있는 게 버거운지 후들거리는 네게 말했다. 부모님한텐 뭐라 할 거냐고. 그랬더니 네가 괜찮다며 어차피 두 분 다 밤늦게 돌아오기 때문에 모를 거라 했다. 말로는 그다지 자식에게 신경 쓰지 않는 부모인 듯 했으나 지금에 와선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 이젠 쉬라고 되돌아가는 날 네가 급히 불렀다.

 

,오이카와상..!”

“...

...조금은 편안해 지셨습니까? 요즘 표정이 안 좋아 보이셔서..”

 

눈치 제로라 모를 줄 알았는데 알고 있었던 건가. 그런데도 제 욕심하나 채우고자 계속 서브를 가르쳐달라 졸랐던 건가. 눈치를 보는 너에게 다가가 목에 있는 띠를 만졌다. 그럴리 없는데도 손에 그윽한 꽃향기가 묻어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선 비교적 환한 미소로 답해줬다.

 

. 덕분에.”

 

농염한 손길로 목 언저리를 쓸며 네 덕이야 토비오 라고 하니 네가 시선을 피하며 쑥스러워했다. 아직도 저런 반응이라니. 몇 시간 전에 내게 그런 짓을 당한 걸 벌써 잊은 걸까. 하지만 목 띠 아래로 보이는 살짝 푸르스름한 멍 자국이 아까 있었던 일을 현실이라 상기시켜주었다.

 

손에 닿는 투박한 가죽 띠가 조금 까슬 거렸다. 절대 각인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내 이가 네 목덜미를 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네게 잔인해 질 수 있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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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wannasui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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